NASA의 유로파 클리퍼 (Europa Clipper)가 긴 여정을 시작했다. 10월 14일 오후 12시 6분(현지 시각), SpaceX사의 팰컨 헤비에 실린 유로파 클리퍼는 NASA 플로리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당초 10월 10일 예정되었던 발사 일정은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에 의해 4일 연기된 바 있다. 발사 5분 뒤 1단 로켓과 페어링을 분리했고, 발사 1시간 뒤엔 남은 2단 로켓과 우주선이 분리되며 발사 단계를 마무리했다. 이후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NASA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 센터와의 통신을 통해 우주선이 현재 양호한 상태이며 예상대로 작동 중임을 확인했다. 현재 유로파 클리퍼는 태양 전지판도 전개하며 안정적인 전력원도 확보한 상태로, 모든 준비를 마친 채 목성으로의 본격적인 여행에 들어갔다.
유로파 클리퍼는 지구 이외의 해양 환경을 조사하는 최초의 탐사선이다. 목성의 4대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를 조사하며, 그곳에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지구보다 약한 태양 빛을 위해 행성간 임무 중 역대 최대 크기(우주선 전체 최장 길이 30.5m)의 태양 전지판을 탑재했다. 그뿐만 아니라 과학 임무를 위한 레이더, 카메라, 열 계측기 등등 9개의 정교한 장비가 탑재되었다. 목성에 가는 최신식 장비들은 유로파의 바다를 덮고 있는 얼음층과 얇은 대기, 깊은 바다속 환경에 대해 조사한다.
유로파는 지구의 달과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환경은 매우 다르다. 달의 건조한 모래와 돌이 가득한 환경과는 달리, 유로파는 “거대한 바다 세계”다. 1990년대 NASA의 갈릴레오 임무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유로파의 얼어붙은 표면 아래엔 지구의 모든 바다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한다. 심지어 이 물에 염분이 있을 것이라는 증거가 발견되며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유로파 클리퍼의 임무는 유로파의 바다에 실제로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번 미션에서 이를 확인한다면, 태양계 너머에 어쩌면 상상 이상으로 많은 거주 가능한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약 29억km를 날아 2030년 목성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단 4개월간 화성으로 향한다. 화성 중력으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이처럼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하는 방식을 “플라이바이(flyby)”라 부른다. 이 플라이바이를 통해 적은 연료로 경제적인 우주 탐사가 가능하다. 화성 플라이바이를 통해 가속한 유로파 클리퍼는 2026년 다시 지구로 돌아와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한 번 더 가속한다. 화성과 지구, 두 번의 플라이바이를 하며 최종적으로 2030년 4월 목성에 도착한다. 이후 목성 주위를 공전하며 약 49번 간 유로파 근처를 지나며, 유로파 표면 25km까지 근접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유로파 클리퍼 임무는 2015년 공식적으로 승인되어 4,000명 이상의 사람이 이 과학 임무에 기여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NASA의 제트 추진 연구소(JPL)와 메릴랜드의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 연구소(APL)가 이번 유로파 클리퍼 임무 개발을 주도했으며, 마션에 위치한 NASA의 행성 임무 프로그램 사무소는 유로파 클리퍼 임무의 프로그램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NASA 케네디 센터의 발사 서비스 프로그램은 유로파 클리퍼 우주선의 발사를 관리 감독했다. 더 자세한 사항은 NAS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링크: https://science.nasa.gov/mission/europa-clipper)
작성 : 별바다 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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