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그대로 2025년 봄, 토성의 고리를 볼 수 없게 됩니다.
다행히, 실제 고리가 우주로 흩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지구인’들의 관점입니다.
토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약 26.73도 기울어진 자전축 덕분에 지구처럼 특정 시기에는 남극이, 특정 시기에는 북극이 태양 빛을 받게 됩니다. 공전 주기인 29.4년 동안 이쪽으로 기울어졌다, 저쪽으로 기울어졌다 하며 지구에서 다양한 각도로 관측됩니다. 토성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들도 기울어진 자전축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관측되지만, 토성에는 다른 행성들과는 달리 커다란 고리가 있어, 그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토성 고리 모양은 지구와 토성 위치에 따라 13년에서 15년 주기로 변합니다. 고리의 넓고 평평한 위•아래 부분과 얇고 가는 옆모습을 번갈아 가며 보게 되는데, 2025년 3월엔 토성 고리의 옆모습이 정확히 지구를 향해 위치합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약 14년 만입니다. 이때엔 지구에서는 마치 고리가 사라진 듯 보이게 됩니다. 이후 고리는 반대편으로 다시 기울어지면서 2032년엔 다시 평평하고 넓은 고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납니다.

실제 고리가 사라지는 중인 것도 맞습니다. 지난 2018년 나사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보이저 1호와 2호가 토성 근처를 지나며 관측한 결과, 토성의 고리가 빠른 속도로 흩어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토성 고리의 먼지와 얼음은 자기장과 중력의 영향을 받아 토성 표면에 먼지 비를 내리며 흡수됩니다. 이어 약 3억 년 후에는 고리가 충분히 흡수되어 관측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토성 무인 탐사선인 카시니-하위헌스 우주선은 토성 적도에 떨어지는 고리 물질을 추가로 측정했고, 이를 더해 계산하면 고리 유지 기간이 1억 년으로 줄어듭니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2023년 6월 토성의 적외선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고리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감지하는 적외선 파장의 빛은 토성 표면에 있는 메탄가스보다 토성 고리에 있는 얼음과 먼지에서 더 잘 반사됩니다. 덕분에 고리가 마치 빛나는 것처럼 촬영되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이 이미지를 통해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뿜어져 나오는 입자와 풍부한 양의 수증기를 발견하였고, 이는 토성의 E 고리에 공급되는 것을 관측했습니다.
‣ 작성 : 별바다 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 spring@astrocam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