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는 행성이 다가 아니다 (1) – 행성보다 귀한 왜행성 log


태양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천체가 있습니다.

‘별’인 태양부터 시작해서
태양 주변을 도는 지구와 같은 ‘행성’,
행성보다 조금 작은 ‘왜행성’,
아주 작은 ‘소행성’
태양계의 여행자 ‘혜성’과
유일하게 태양을 돌지 않는 ‘위성’까지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천체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계 가족의 모습. 별, 행성, 소행성, 혜성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NASA

이 중 제일 관측하기 쉬운 천체는 무엇일까요?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하지만 가장 귀하기도 한 천체는 ‘별’입니다.

태양계 유일한 별인 ‘태양’은 그 어떤 천체보다 밝게 보입니다.
태양 빛 하나가 지구의 하늘에서 보이는 모든 천체를 압도하죠.

태양 다음으로는 역시 ‘달’,
두 번째로 관측하기 쉬운 천체는 ‘위성’이에요.

별이 아닌 천체 주변을 도는 천체를 ‘위성’이라 합니다.
달은 지구 가까이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과 거의 같은 크기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밝기는 태양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태양 빛을 받는 낮에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죠.

별인 태양과 위성인 달을 관측했다면
다음 단계에는 ‘행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
여덟 개의 행성은 그 이름처럼 별자리 사이를 여행하며,
밤하늘 관측을 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합니다.

특히,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이 네 개의 천체들은 맨눈으로도 찾을 수 있을 만큼
아주 좋은 관측 대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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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4월 관측된 헤일-밥 혜성 C/1995 O1 /Johannes-Kepler-Observatory


조금 더 귀한 천체를 찾고 싶다면,
‘혜성’을 관측해 보는 건 어떨까요?
사실 혜성은 생각보다 자주 발견되는데요.
맨눈이나 망원경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밝은 혜성이 자주 오지 않아
굉장히 희귀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2023년 지구 근처에서 관측된 혜성은 약 80개입니다.
생각보다 많죠?

다음으로는 굉장히 흔하지만 아주 보기 힘든 천체입니다.
바로 ‘소행성’이에요.

소행성은 이름처럼 아주아주 조그맣습니다.
달보다, 아니 대한민국보다 작습니다.
얼마나 작은지 중력이 크지 않아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이에요.

소행성은 무려 70만 개 이상이 발견된 아주 흔한 천체입니다.
하지만 달보다 멀리 있으면서, 작기도 작기 때문에
웬만한 망원경으로는 쉽게 관측할 수 없습니다.

Pluto & Dwarf Planets - NASA Science
왜행성 가족의 크기 비교, 왼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세레스,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 명왕성이다. /NASA

마지막 천체, ‘왜행성’
소행성보다 큰 천체입니다.
아주 커서 자체 중력에 의해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죠.
하지만 행성이라고 하기엔 궤도 장악력이 부족해, 행성이 되지 못한 비운의 천체입니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왜행성은 태양계 안에 겨우 5개 밖에 없는 아주 귀한 천체거든요!

최초의 왜행성 <명왕성>

1930년, 클라우트 톰보에 의해 발견된 명왕성은
76년간 행성이었습니다.

하지만 크기와 질량이 달에 못 미치고,
궤도에서 우위를 가지지 못하는 등
행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부족한 천체라는 판단하에

2006년 IAU (국제 천문 연맹)에서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명왕성은 행성이 아닌 ‘왜행성’이라고 말이죠.

명왕성. 오른쪽 아래의 하트 모양이 특징적이다. /NASA

명왕성을 행성에서 강등시키며
새로운 분류인 ‘왜행성’이 이렇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 전에는 ‘행성’ 아니면 ‘소행성’이었답니다.

주세페 피아치의 <세레스>

최초의 왜행성은 명왕성이지만,
왜행성 중 가장 먼저 발견된 것은
‘주세페 피아치’가 발견한 ‘세레스’입니다.

세레스. 오른쪽의 하울라니 크레이터가 희게 빛나고 있다. /NASA

무려 1801년 발견된 세레스는
왜행성 중 유일하게 해왕성보다 안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위치해요.

반세기 동안은 행성으로 취급받다가,
소행성대에 세레스 말고도 많은 천체들이 발견되며
‘소행성’으로 분류되었어요.

그 후 2006년 명왕성이 ‘왜행성’으로 분류되며
세레스도 같이 왜행성이 되었습니다.

2000년대 왜행성 삼총사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

2000년대 초에는 세 왜행성이 발견되었습니다.
모두 해왕성 너머에 있었어요.

에리스 /Palomar Observatory
하우메아 /Hubble Space Telescope
허블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마케마케. 위쪽에 마케마케의 위성이 같이 촬영되었다. /Hubble Space Telescope

30AU 너머에서 타원 궤도를 도는 세 개의 왜행성은
아직 근접 관측을 하지 못했어요.

특히 하우메아의 경우,
다른 왜행성들에 비해 많이 찌그러진 타원형으로 추측되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죠.

이 세 왜행성은 2008년
IAU(국제 천문 연맹)의 왜소행성 명명 위원회에 의해
왜행성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태양계 천체들이 하나둘 발견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은 소행성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왜행성 지위를 노리고 있는 천체들도 있어요.

과연 태양계에서 딱 5뿐인 왜행성이 더 많아질지!



작성 : 별바다 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spring@astrocam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