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중력 – SF 속 주인공들이 우주에서 서 있는 법 (가속도, 원심력… 그리고 중력 발생기?)

우리는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지구는 생명의 근원인 물과 산소가 풍부한 장소입니다.

이 지구에 인간이 머무를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 이 땅에 발 붙이고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그리고 어쩌면 우주로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지구의 ‘중력’ 때문입니다.

중력은 질량만 있다면 존재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작은 연필 하나조차도 중력이 있죠.

인간이 중력이 없는 곳에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무중력 공간에서 우주 유영을 하는 우주인 /NASA

정답!🙋 별 일 없습니다!

물론 땅을 디딜 때 필요했던 뼈와 근육들이
더 이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주 미션은 2~3달 정도만 지속돼요.
이 정도의 무중력 생활은 생명의 지장이 없으며,
지구로 돌아와 다시 열심히 운동한다면 금방 회복된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중력이 없는 곳에 노출이 된다면 어떨까요?

근육과 뼈뿐만 아니라 심장과 폐, 혈액과 장기 등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긴 시간 우주여행에 떠나게 된다면,
중력이 없는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영화 ‘패신저스’의 성간 우주선

중력이 없어서 문제가 생긴다? 중력을 만들면 되죠!

중력을 만드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무거운 물체를 만들면 된답니다!
찰흙을 뭉쳐 둥근 공을 만든다면,
작은 찰흙 덩이에 비해 더 큰 중력을 만들어낸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중력이 생겼다고 해서 찰흙 공이 우리를 당기는 힘은 느낄 수 없어요.

그 이유는 중력이라는 힘이 아주 작기 때문입니다.
지구나 달만큼 크고 거대한 질량을 가진 물체 정도는 되어야
우리가 그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구만큼 커다란 물체를 우주선 안에 넣을 수 있다면,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 되겠죠.

다만 그렇게 커다란 질량을 우주선 안에 넣고 움직이려면
아주 많은 양의 연료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건 매우 비효율적인 우주여행 방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인공 중력을 만들어냅니다.

우주를 다루는 다양한 매체에서 인공 중력을 만들어냅니다.
긴 우주여행을 떠나는 등장인물에게 인공 중력은 필수이기 때문일 수도,
무중력 환경을 촬영하기 힘들기에 넣은 단순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다양한 방법으로 인공 중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몇 가지 매체에서 등장하는 인공 중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구의 중력은 모든 생명체들, 물, 공기까지 지표에 잡아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가속도‘입니다.

중력은 가속도입니다. 흔히 ‘중력가속도’라고 부르기도 하죠.
멈춰있는 차가 갑자기 출발하면 몸이 의자 쪽으로 붙는 힘이나
달리던 차가 멈춰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힘과 같습니다.
가속도로 중력과 비슷한 힘을 만드는 것이죠.

우리가 사는 지구의 중력가속도는 9.8m/s².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인공 중력을 지구와 같은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
1초마다 속도를 9.8m/s씩 높이면 됩니다.
지금은 초속 9.8m, 다음 순간에는 초속 19.6m, 그다음 순간에는 초속 29.4m,
꾸준히 속도를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인공 중력을 만들 때 필요한 건 단 하나, 추진력입니다.
순간마다 계속해서 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죠.

완벽하게 중력을 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늘어난 어마어마한 속도를
도로 감속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답니다.

영화 ‘하이라이프’의 한 장면. 우주선에서 태어난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다.

위 사진은 영화 ‘하이라이프’ 속 한 장면입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가속도를 이용해 인공 중력을 만드는 우주선에 탔습니다.
덕분에 사진처럼 우주선 안에서도 걷고 앉을 수 있죠.






두 번째 방법은 ‘원심력‘입니다.

회전하는 물체는 바깥 방향으로 튕겨 나가는 힘을 받습니다.
쥐불놀이나 세탁기의 탈수 기능을 상상해 봅니다.


줄 끝에 달린 깡통은 회전하는 힘으로
하늘 높이 올라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세탁기 속 통이 빠르게 돌아가면,
젖은 옷의 물기가 바깥쪽으로 밀려나죠.

이런 힘을 이용한다면 중력과 비슷한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영화 ‘마션’의 한 장면, 원심력을 이용해 인공 중력을 만드는 우주선

위 사진은 영화 ‘마션’ 속 한 장면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탐사를 가요.
장장 9개월이 넘는 여행 동안
건강을 위한 인공 중력은 필수입니다.

아래쪽의 기다란 축을 중심으로
거대한 우주선이 회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선 바깥 방향으로 벗어나려는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어요.
인간이 느끼기엔 중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주복을 입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인(왼쪽)과 인공 중력의 영향을 받아 서 있는 사람(오른쪽)이 비교된다.

지구 중력만큼의 힘을 만들려면
아주 거대한 우주선을 만들어야 하고,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회전하는 물체는
그 축이 한 번 틀어지면 굉장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랍니다.







마지막 방법은 지극히 SF적입니다.

최근 개봉한 “에일리언 : 로물루스”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바로 ‘중력 발생기’입니다.
영화 속에선 어떠한 원리로 중력이 발생되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스위치를 누르면 중력이 생기고,
또 한 번 스위치를 누르면 무중력이 되는.
지극히 공상 과학(SF)적인 방법이죠.

이 방법은 의외로 다양한 영화에서 사용됩니다.
가장 유명한 예시는 “스타 트렉 (star trek)”이에요.

영화 “스타트렉” 속 한 장면

거대한 함선 안의 승무원들은 모두 무중력을 겪지 않습니다.
서 있거나 편하게 앉아 있죠.
‘중력 발생기’ 덕분입니다.

사실 모든 장면을 무중력으로 표현하려면
CG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 것입니다.
관객들도 위아래가 뒤집힌 무중력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면
어지러울지도 몰라요.

제작자 입장에서도, 관객 입장에서도
조금 비과학적이지만 간편한 ‘중력 발생기’는
아주 좋은 대안입니다.







과연 미래에는 스위치 하나로 중력을 만들 수 있는
‘중력 발생기’가 개발이 될까요?

작성 : 별바다 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spring@astrocam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