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계를 찾아서, 외계행성 탐사

태양계 모습 /어린이천문대

이 넓은 우주에 지구와 같은 곳 지구 하나뿐일까요?

일단 개수부터 세 봅시다. 우리은하 안에 몇 개의 별이 있는지 알고 있나요? 방 안에서 집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없듯, 우리은하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은하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성간 먼지로 가려진 부분도 있어 별이 몇 개나 있는지 관측할 수도 없죠. 질량으로부터 추정한 별의 개수는 2,000억 개에서 4,000억 개입니다.
행성은 태양 같은 별 주변을 돌고 있는 천체를 뜻합니다. 물론 별 주변을 도는 모든 것들을 행성이라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1.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중력을 가지고 있고, 2. 본인의 궤도를 지배하고 있어야 하죠. 이러한 조건 때문에 궤도가 불안정한 명왕성이 행성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태양계에는 지구를 포함해 8개의 행성이 있죠.
우리은하 안에만 대략 3,000억 개의 별이 있습니다. 별마다 별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이 있을 것입니다. 태양계처럼 8개씩 있을 수도 있지만, 3-4개씩만 있다고 생각해도 우리은하 안에는 ( 3000억 개의 별 X 3~4개의 행성 = 약 1조 개의 행성 ) 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은하 중심부는 별이 너무 밀집되어 행성을 가질 수 없을 확률이 크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적색왜성이나 갈색왜성이 가진 행성은 우리가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에 정확한 추측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안에 수십 억 개의 외계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하죠. 이렇게 생각하나 저렇게 생각하나 어마무시하게 큰 숫자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행성 뿐만이 아닙니다. 행성을 공전하는 위성 역시 독특한 생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성에만도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와 액체 상태의 호수가 있는 타이탄 등 다양한 환경을 가진 위성이 수십 개나 있습니다. 이런 곳까지 합한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이 수 없이 많은 세계는 자신들만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지구와 같은 세계는 지구 하나일까요? 지구와 아주 같지는 않더라도 엇비슷한 곳은 있을 법 하지 않나요?

외계 행성의 상상도 /free image

1992년 처녀자리에 위치한 펄서에서 최초로 외계 행성이 발견된 이후, 우리 은하 안에 있는 항성계와 행성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발견된 외계 행성 중 가장 가까운 것은 센타우로스 자리 프록시마 항성계의 프록시마b입니다. 하지만 가깝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에요. 이보다 더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행성들의 풍경은 영원히 모르는 것일까요. 태양계 안에 있는 이웃한 행성들처럼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환경을 추측할 방법이 존재합니다. 빛입니다.

빛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천체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한 줄기의 빛을 스펙트럼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 천체에서 나온, 또는 그 천체를 통과한 빛을 분해해 어떤 파장이 얼마만큼 있는지 알아내면 놀라울 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정 원소나 분자는 좋아하는 빛의 파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액체 상태의 물 분자는 3㎛(마이크로미터) 파장의 적외선을 좋아해요. 그래서 그 빛만 흡수해 버립니다. 물이 있는 행성을 지나온 빛은 3㎛ 파장의 적외선이 비교적 적습니다. 그럼 우리는 스펙트럼을 보고 그곳에 물이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외계 행성들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지구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장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관측한 외계 행성 WASP-107b의 스펙트럼 /NASA.

이러한 일을 하는 망원경이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아름다운 성단과 성운, 은하들의 모습을 관측합니다. 깊은 밤하늘에 숨은 아주 먼 곳의 은하들도 담아내죠.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밝은 별에 가려져 존재만 알 수 있는 행성들의 스펙트럼도 관측합니다. 행성의 대기를 지난 빛이 어떤 스펙트럼을 가졌는지, 다시 말해 그 행성에는 어떤 대기 성분을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거 허블 우주 망원경이 못 봤던 적외선 영역의 넓은 파장대를 관측하며 외계 행성의 환경을 조사하고 있어요.

지구와 쌍둥이처럼 닮은 행성은 드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예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태양계 밖에는 어떤 세상이 있는지, 어떤 환경의 땅이 존재하는지, 인간이 갈 수 있는지, 혹시 생명체는 없을지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언젠가 태양계 밖을 탐사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마주하게 될까요.

작성 : 별바다 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spring@astrocamp.net